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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명시>물망초-김남조
물망초

김남조


기억해 주어요
부디 날 기억해 주어요
나야 이대로 못잊는 연보라의 물망초지만
혹시는 날 잊으려 바라시면은
유순히 편안스레 잊어라도 주어요


나야 언제나 못잊는 꽃이름의 물망초지만
깜깜한 밤에 속이파리 피어나는
나무들의 기쁨
당신 그늘에 등불 없이 서 있어도
달밤같은 위로


사람과 꽃이
영혼의 길을 트고 살았을 적엔
미소와 도취만의
큰배 같던 걸
당신이 간 후
바람결에 내버린 꽃빛 연보라는
못잊어 넋을 우는
물망초지만



기억해 주어요
지금은 눈도 먼
물망초지만




*작가소개:1927년 9월 경북 대구 출생. 1950년 『연합신문』에 시 <성수(星宿)>,<잔상(殘像)> 등을 발표하며 등단하였다. 1953년 첫 시집 『목숨』을 발간하면서 본격적인 시작활동에 들어갔는데, 이후의 시 <황혼>,<낙일>,<만가> 등과 더불어 이 시기의 작품들은 인간성에 대한 확신과 왕성한 생명력을 통한 정열의 구현을 소화해 내고 있다.



*작품소개:이별과 그리움에 대한 추억을 노래한 시이다.물망초의 꽃말에 얽힌 이야기를 소재로하여 쓴 작품이다.'사람과 꽃이 영혼의 길을 트고 살았을 적엔'이라는 표현이 매우 인상적이다.원초적인 생명의 근원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그리운의 대상이 되는 사랑의 실체를 확인하고 싶어하는 시인의 마음이 은은하게 시 전편을 흐르고 있다.
 
입력 : 2013/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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