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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으로 얼룩진 올 부동산 시장
정부-주택업계, ‘떠넘기기’ 논쟁 그쳐야/

올 한해 지역 부동산 시장은 한마디로 ‘죽을 쑨’ 날들이었다. 연초부터 부동산 관련 각종 규제가 본격화되고, 미분양이 급증하는 등 침체가 이어졌다. 하반기 들어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됐지만, 이 역시 침체된 시장을 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실용 정부’를 표방하며 경제 살리기를 주 공약으로 내건 대통령후보가 당선되면서 부동산 시장의 활성화 기대가 부풀고 있지만 아직 ‘청신호’는 켜지지 않았다.

특히 충남은 천안과 아산을 중심으로 분양이 봇물을 이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1월말 현재 8139가구이던 미분양이 11월말에는 1만2588가구로 늘었다. 4월 9150가구이던 것이 5월부터는 1만 가구를 넘어선 뒤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분양 가구 증가는 주택건설업체의 재정적 압박을 가중시키면서 지난 6월 (주)신일이 부도를 맞기도 했다. 내년에는 부도업체가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국적으로도 미분양 주택이 10만 가구를 넘어서며 주택업계의 대량 부도설이 나돌고 있지만, 정부와 주택업계는 서로 잘못을 떠넘기기만 급급하고 있다.

금융권은 벌써 주택업계의 자금줄을 바짝 죄기 시작했는데도 업계는 정부 탓만 하면서 소나기 식 배짱 분양을 강행, 대량 미분양을 자초하고 있다. 이는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격’일 뿐이다.

문제는 대량 미분양이 소비자인 국민(시민)에게 피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IMF외환위기 당시 주택업체들이 연쇄부도를 냈고, 그 결과 주택공급 급감, 전세난과 주택가 급등으로 전 국민이 고통을 받았다. 이는 또 주택 관련 하청업체의 줄도산과 근로자 대량 해고로 이어졌다. 부도 위기에 처한 주택업체를 돕기 위해 천문학적인 공적 자금도 투입됐다.

하지만 정부는 제 무덤을 파는 주택업체가 아무리 한심하고 미워도 경제를 먼저 생각하고 주택경기의 연착륙 대책을 세워야 한다. 주택업계도 정부 탓만 하기보다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한다.

미국의 예를 보자. 미국은 주택경기가 침체하자 유명 업체들까지 20-30%정도 분양가를 낮추는 등 미분양을 조기에 해소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 상당수 업체가 물량조절을 위해 엄청난 손실을 보면서 택지를 매각하고 있다.

반면 우리 주택업체들은 어떤가. 아직도 ‘정권이 바뀌면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안일한 사고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주택업계는 분양가 인화와 평형조정, 분양시기 조절 등 자구책을 펴면서 규제완화를 요구해야 한다. 정부와 주택업계가 지금처럼 계속 ‘네 탓 논쟁’으로 ‘떠넘기기’만 한다면 주택시장의 파국을 면치 못할 것이다.

 
입력 : 2007/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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