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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부총리 ‘제자와 부적절 거래’ 의혹
김병준(金秉準) 교육부총리가 각종 의혹에 대해 적극 해명한 30일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의 ‘연구용역·박사학위 거래’ 의혹이 새롭게 제기됐다. 국민대 교수 시절 서울 성북구청장이던 제자의 박사학위 논문자료를 거액의 용역비를 받고 만들어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그의 도덕성이 치명타를 안게 됐다. 각종 의혹에 대한 해명이 나올 때마다 더 파괴력이 큰 의혹이 터져나오는 식이다. 김 부총리는 문제의 이 용역보고서를 두뇌한국(BK)21 사업의 기타 실적으로 올려놓기도 했다.

국민대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았던 진영호(陳英浩) 전 성북구청장은 학위를 딴 그해 국민대 행정학과 겸임교수로 임용됐고, 올해 지방선거에선 열린우리당 성북구청장 후보로 나와 낙선했다.

◆엇갈린 갑(甲)·을(乙) 관계

김 부총리는 진영호 당시 성북구청장이 2002년 2월 박사학위를 딸 때 진 전 구청장의 지도교수였다. 진 전 구청장은 당시 국민대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었다. 단순히 스승과 제자 사이로 보면 지도교수인 김 부총리가 갑(甲)이고 제자인 진 전 구청장은 을(乙)의 관계에 놓인다.

하지만 용역을 주고받는 관계로 따지면 180도 뒤집힌다. 거액의 용역비를 좌우하는 성북구청이 우월적인 ‘갑’의 입장이고 김 부총리가 있던 국민대 지방자치경영연구소는 용역을 따야 하는 처지이기 때문에 ‘을’이라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엇갈린 관계에서 거액의 용역비가 건네지고 반대급부로 박사학위가 오간 게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설문조사 한 달여 만에 용역보고서 완성

김 부총리가 진영호 당시 성북구청장을 위해 연구용역을 맡았다는 의혹을 받는 것은 용역보고서가 박사논문 제출 2~3개월 전에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김 부총리는 2001년 7~8월에 1008명의 성북구민과 114명의 성북구 통장 등 112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21세기 성북 비전을 위한 행정수요조사’라는 제목의 용역보고서는 9월에 나왔다. 성북구청이 김 부총리 팀에 건넨 용역비는 1억500만원으로 알려졌다. 조사 설계와 조사표 작성 및 결과분석비용 6000만원, 조사비용 4000만원 등이었다.

설문조사는 보건사회연구원과 공동으로 신속하게 진행됐다. 보고서의 연구책임자는 김병준 당시 국민대 교수였고 국민대 조모 교수와 보건사회연구원 김모 책임연구원 등 두 명이 공동 연구원으로 참여했다.

◆용역보고서 내용이 박사논문에 상당 부분 인용

진영호 전 구청장이 작성한 박사학위 논문은 김 부총리 팀이 조사한 모집단과 표본 집단 자료를 거의 그대로 사용했다. 박사논문 중 설문조사 내용을 다룬 78쪽의 경우 사용된 66개의 〈표〉와 내용 상당 부분이 김 부총리의 용역보고서를 인용했다. 물론 각주(脚注)에서 이런 내용을 밝히고 있지만, 진 전 구청장이 김 부총리 팀에 용역을 발주한 이유를 추론할 수 있는 부분이다. 김 부총리도 이번엔 도덕성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 쓴 보고서의 데이터를 그대로 인용하며 사실상 주요 부분을 갖다 쓴 박사 논문을 제출했는데 이 사실을 당시 지도교수였던 김 부총리가 모를 리 없기 때문이다. 또 김 부총리가 논문 작성에 얼마나 간여했는지도 관심사다. 진 전 구청장은 이런 내용을 확인하는 본지 기자에 대해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며 통화를 거부했다.

/조선일보
 
입력 : 2006/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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