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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밉상’과 ‘무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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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 차려 놓으니 이제 와서 숟가락 하나 더 얹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밥상을 차리려면 먹거리 재료를 생산하고, 요리하고, 상을 차리는 이들의 노력과 정성이 모아져야만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상 차릴 때는 무관심하다가 정작 밥상이 차려지면 숟가락 먼저 들고 대드는 ‘밉상’들이 우리주변에 너무나도 많습니다.

문제는 숟가락 들고 대드는 ‘밉상’들이야 체면이고 뭐고 간에 배가 고파서 그러는구나 하고 안쓰런 마음도 들 수 있지만, 아예 그 어렵게 차린 밥상을 뒤엎으려 하는 ‘무뢰한’들까지 나서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소종한 밥상을 지키기 위한 그 ‘밉상’들과 ‘무뢰한’들에 대한 얘기입니다.

우리는 대다수의 국민과 ‘촛불’과 일부 민주언론들의 힘과 노력과 희생으로 헌법유린과 국정농단의 세력과 집단을 밝혀내고 단죄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국민들이 새롭고 밝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그런 ‘밥상’을 차린 것 입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절실하고 시급한 것은 헌법을 유린하고 국정을 농단한 세력과 집단의 죄상을 낱낱이 밝혀내고 단죄함과 동시에 새롭고 단호한 개혁책을 마련해 나가는 것입니다.

정치개혁, 검찰개혁, 언론개혁, 재벌개혁 등... 이번 사태에서 드러난 문제점과 과제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우선 국정조사에서 그 문제점이 드러났듯이 국회증언법을 비롯해 헌재법, 정보공개법의 개정이 절실합니다.

또한 비례대표 확대를 위한 귄역별 비례대표제 신설과 선거연령을 만18세까지 확대하는 등의 선거법 개정도 시급합니다.

이와 함께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 신설, 대통령 결선투표제, 국민소환제 등 지금 절실하고 시급해 우선 논의할 일들이 쌓여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요즘 일부 정치권에서는 ‘개헌’을 마치 이번 사태의 해결책 1순위로 들고 나오는 이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김종인, 손학규, 박지원, 김무성 등 정치인들을 비롯해 ‘국민의 당’은 당론으로까지 들고 나왔습니다.

게다가 작금의 사태에 책임지고 반성해야 할 새누리당까지도 개헌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즉각 개헌’을 외치고 있습니다.

개헌이 불필요 하다는 말이 절대 아닙니다. 개헌이 헌법과 헌법현실 사이의 거리를 가깝게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개헌을 하려면 앞에서 지적한 시급한 일들의 논의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특히 개헌은 중차대한 국가대사 이기에 논의는 하되 절대 서두르지 말고, 주권자인 국민의 의견이 우선 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개헌의 내용을 시민들이 참여해서 논의할 수 있는 절차부터 설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시민 참여 개헌 절차에 대한 법률’ 같은 것을 제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지요. 왜냐면 지금의 이 정국은 정치권 당신들의 노력이 아닌 위대한 국민들이 피와 땀으로 어렵게 차려낸 ‘밥상’이기 때문입니다.

정치인들끼리 논의하고 결론 낸 뒤 국민들에게 받아들이라고 강요하는 식의 개헌은 ‘이제는’ 안 된다는 것이지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지금 개헌을 정계개편 등 정치권의 이합집산과 당리당략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는 국민들의 비난과 반발에 부딪칠 것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또 국민들이 차린 ‘민주주의라는 밥상에 숟가락 하나 더 얹는다’는 비난도 피하기 어려울 것 입니다.

지금 국정조사와 특검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온 국민들은 촛불의 노력과 열망이 헛되지 않도록 그 실체파악에 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정농단의 실체를 파 헤쳐야할 이완영 등 새누리당 국조특위들이 되려 위증교사로 의심받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차려 낸 ‘민주주의’라는 밥상을 걷어차는 ‘무뢰한’이라 할 수 있지요.

또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의 헌법유린과 국정농단에 동조했거나 방임해 왔던 새누리당과 김기춘, 우병우, 안종범, 정호성 등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그 사실을 모르쇠와 부인으로 국조와 특감을 방해하거나 무력화를 시도하며 반성은커녕 국민이 차려놓은 민주주의라는 밥상을 뒤엎으려 하고 있어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대선사인 경허스님은 깨닫고 나서 다음과 같은 오도송을 남깁니다. ‘세속과 청산은 어느 것이 옳으냐. 봄볕 비추는 곳에 꽃 피지 않는 곳이 없구나.’ 세속과 청산을 따져 무엇 하겠는가. 봄볕이 비추면 꽃 피지 않는 곳이 없거늘 봄볕이 비추는 곳을 찾아갈 일이지 굳이 세속과 청산을 구분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하는 말씀이지요.

맞습니다. 우리 사회를 나누어 온 보수와 진보를 따져 무엇하겠습니까? 국민들이 편히 살 수 있는 곳이 ~봄볕 비추어 꽃이 활짝 피어 있는 곳~ 그런 곳이 우리에게 지금 절실한 나라가 아닐까요? 과연 그 봄볕은 누가 비춰줄까요?

(본보 편집국장)

 
입력 : 2016/12/28   이광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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