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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사설-중앙일간지>11월23일 토요일

*정의구현사제단 '대선 不服', 어느 信者가 믿고 따르겠는가<조선일보>

 

민주당과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은 그간 대선 때 불거진 국정원 댓글 사건 등을 문제 삼아 박 대통령과 여권을 강하게 비판해 왔다. 그러면서도 대선 불복(不服)으로 비치지 않도록 발언 수위 조절에 신경을 써 왔다.

 

그런데 일부 사제들이 이 마지막 선(線)을 허물어뜨리겠다고 나선 것이다. 정의구현사제단 측은 "대통령 사퇴 촉구 미사는 전주교구의 단독 결정"이라며 사제단 전체 입장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정의구현사제단은 KAL 858기 폭파범 김현희가 가짜라고 했다가 노무현 정부의 진상 조사를 통해 사제단 주장이 허위로 밝혀졌는데도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 사제단은 광우병 반대 촛불 집회, 평택 미군기지 이전과 한·미 FTA 반대 등 우리 사회 현안마다 다 뛰어들어 정권 퇴진 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북한 3대 세습 왕조의 폭정(暴政)에 시달리며 최소한의 기본 인권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2300만 북한 주민의 고난에 대해선 입을 다물고 있다. 정진석 추기경이 북의 천안함·연평도 도발을 보고 "북한은 진리를 차단하고 자유가 없다"고 한마디 하자 "골수 반공주의자 면모를 보여줬다"며 정 추기경을 공격했던 게 사제단이다.

 

사제단은 지난 9월에도 서울광장에서 국정원 댓글 의혹 규탄 시국 미사를 열었다. 제단 소속 함세웅 신부는 야당·친야 단체들이 지난해 대선 댓글 사건 규탄 집회 등을 이끌기 위해 만든 '범야권 연석회의'를 주도하는 인물이다.

 

런데 사제단은 막상 사제단 소속 전주교구 사제들이 대통령 사퇴 시국 미사를 여는 것에 대해선 '개별 교구 차원의 단독 행동'이라는 논리 뒤에 숨어 분명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런 사제단의 주장을 얼마나 많은 신자(信者)가 믿고 따르겠는가.

 

민주당은 '대통령 사퇴 미사'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검찰이 국정원 직원들이 지난해 트위터에 올린 120여만건의 대선 개입 의혹 글을 찾아내자 "1960년 3·15 부정선거를 능가하는 사태"라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은 검찰 수사를 통해 사건의 전모가 다 밝혀진 뒤에 해도 늦지 않다. 지난 대선에서 국가기관들이 개입해 당선자가 뒤집힐 만큼 엄청난 규모의 불법·부정이 저질러진 게 사실로 드러난다면 국민이 먼저 들고일어날 것이다.

 

 

*공기업 사장 자리가 공천탈락 무마용인가<한겨레신문>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여권 실세에게 밀려 공천 탈락한 새누리당 인사가 공기업 사장에 내정됐다고 한다.

 

경기 화성갑 보궐선거에서 서청원 의원이 공천을 받는 바람에 탈락한 김성회 전 의원이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후보로 추천됐다는 것이다. 김 전 의원은 공천에서 탈락한 뒤 무소속 출마를 불사하겠다고 강력히 반발하다가 갑자기 태도를 바꿔 승복했다. 그때부터 공공기관장 자리를 챙겨준다는 말이 나왔다는데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후보 사퇴를 둘러싸고 뒷거래를 한 의혹이 짙어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

 

지역난방공사는 최근 김 전 의원을 1순위 후보로 선정했으며 다음달 사장 선임을 위한 주총 소집공고를 낼 예정이다. 지역난방공사는 5개월 동안 사장이 공석이었으나 공모에 나서지 않다가 산업통상자원부 지시로 10월 말에야 사장 초빙 공고를 냈다고 한다.

 

전후 사정을 살펴보면 10월 초 공천 탈락한 김 전 의원의 내정을 염두에 둔 공고라는 지적이 설득력이 있다. 공기업 사장 자리를 공천 무마 카드로 쓴 셈이다. 더욱이 공모 과정에서 김 전 의원보다 나은 평가를 받을 만한 후보를 공모에 응하지 못하게 했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김 전 의원은 18대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긴 하지만 육군 대령 출신으로 적임이라고 하기 어렵다.

 

공직선거법은 후보자 사퇴를 미끼로 대가를 제공하거나 의사표시를 할 경우 그렇게 한 사람뿐만 아니라 승낙한 사람도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은 후보 사퇴 이후에 금품을 제공했다고 해서 사후매수죄로 처벌받은 바도 있다. 후보 사퇴에 뒷거래가 있었다면 당연히 수사해야 한다.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파티는 끝났다’며 방만 경영을 일삼는 공기업의 행태를 더는 방치하지 않겠다고 고삐를 죄는 시점에 이런 일이 일어난 것도 맥빠지게 한다.

공기업의 방만 경영은 정책 실패에 따른 경영 부실을 떠넘긴 탓도 있지만 엉터리 낙하산 인사가 만병의 근원이다. 낙하산 기관장이 독자적인 소신 경영을 하지 못하고 주무부처보다 청와대나 정치권의 눈치를 보는 탓에 개혁은 구호에만 그쳤다.

 

그런데도 새누리당 정우택 최고위원은 엊그제 간담회에서 현 부총리에게 공공기관장 인사나 감사를 선임할 때 대선 때 노력한 분에 대해 반영해 달라고 부탁하고, 현 부총리는 특히 관심을 갖고 보겠다고 화답했다고 하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박근혜 정부 들어 이뤄진 공공기관 인사의 45%가 낙하산이다. 이래서는 공기업 개혁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개혁 의지가 있다면 지역난방공사 사장 인선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새누리당의 '국회선진화법' 딜레마<한겨레신문>

 

최근 새누리당에서 낯 뜨거운 일이 벌어졌다.

 

지난 13일 공개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일부 의원들이 바로 옆에 앉아 있는 당대표를 노골적으로 조롱한 것. 이른바 ‘몸싸움 방지법’이라 불리는 국회선진화법 때문이었다. 이 법을 주도적으로 통과시킨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를 옆에 두고 심재철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이 법을 “개 발에 편자 법”이라고 표현했다.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킥킥댔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당 원내지도부는 최근 들어 국회선진화법을 개정하거나 헌법소원을 통해 아예 없애버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국회선진화법 태스크포스(TF)까지 꾸려 구체적인 법률 검토까지 하고 나섰다. 자신들이 주도해서 만든 법안을 스스로 무력화하려는 새누리당. 이들은 대체 왜 그러는 건지, 그 시도는 과연 올바른 건지 아리송하다.

 

우선 국회선진화법이 무엇이고 왜 만들어졌는지부터 간략하게 되짚어 보자. 그동안 우리 국회에서는 집권여당이 날치기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비일비재했다. 이런 부끄러운 과거를 청산하고자 만든 것이 바로 국회선진화법이다.

 

지난해 18대 국회 막바지에 통과된 이 법의 핵심은 날치기의 전제가 되는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요건을 강화한 것이다. 다시 말해 직권상정을 천재지변, 국가비상사태 등에 한해서만 허용해 국회의장이 함부로 직권상정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대신 여야가 대립하는 쟁점 법안 처리가 한없이 지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재적 의원 5분의 3이 동의하는 안건에 한해 상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본회의에 곧바로 올리는 신속처리제도를 도입했다. 새누리당 국회의원 수가 전체의 5분의 3에 미치지 못하는 155명이니, 새누리당은 야당의 협조 없이는 날치기를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새누리당 원내지도부가 이 법을 무력화하려 나선 이유가 짐작 된다.

 

그동안 최경환 원내대표 등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는 민주당이 이 법을 이용해 국정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꾸준히 주장해 왔다. 경제활성화가 시급한 시점에 야당이 예·결산안과 경제활성화에 필요한 법안 처리에 협조해주지 않아 국정이 마비된다는 것이다. 최 원내대표는 20일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대로 방치된다면 국정이 마비되고 나라가 망한다”고까지 말했다.

 

야당이 국회선진화법을 근거로 정기국회를 보이콧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는 상황에서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이를 무시하고 있으니, 야당으로서는 그나마 쥐고 흔들 수 있는 카드가 국회 보이콧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야당의 협조가 절실한 여당 원내지도부의 심정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국회 마비로 사상 초유의 준예산 편성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모든 혼란의 책임은 결국 박근혜 정부가 져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이유로 국회선진화법을 흔드는 것은 뭘 잘못 짚어도 한참 잘못 짚은 것으로 보인다.

 

여야 경색 국면의 원인은 국회선진화법이 아니라 제대로 된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여야 지도부에 있기 때문이다. 여당 원내지도부가 자신들의 정치력 부재에는 눈을 감은 채 애꿎은 국회선진화법을 탓하며 무력화를 시도하는 것은 “야당과는 협의가 안 되니 다시 ‘날치기·몸싸움 국회’로 되돌아가야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오죽하면 새누리당 의원들이 자신이 소속된 당 지도부의 이런 시도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을까? 국회선진화법 통과에 주도적이었던 남경필 의원을 필두로 한 15명의 새누리당 의원은 15일 기자회견을 열어 “국회선진화법에 대한 헌법소원이나 개정안은 실효성도 없을뿐더러 국회선진화법의 본질을 잘못 진단한 처방이다. 국회선진화법을 폐기하는 것은 폭력국회로 되돌아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지금은 여야 원내지도부가 국회 정상화를 위해 대화와 타협에 나서 국회의 정상운영 방안을 찾는 정치력을 발휘할 때이지 장외에서 서로 비방할 때가 아니다”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궁금한 점 한가지. 지난해 4월 “이미 총선 전에 여야가 합의한 것이고 국민들께 약속을 드린 것이기 때문에 처리가 이번에 꼭 되었으면 한다”며 국회선진화법 통과에 앞장선 박근혜 대통령은 친박 핵심인 최경환 원내대표가 이 법을 무력화하려는 것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비리 행정관 원대복귀가 ‘강력한 징계’라는 청와대의 오만<동아일보>

 

청와대 행정관이 기업들로부터 상품권과 골프 접대를 받은 사실이 적발돼 최근 소속 부처로 돌아갔다.

 

문제는 이 행정관이 원대 복귀 외에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청와대 관계자의 해명은 “청와대라는 특수성 때문에 부처로 원대 복귀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강한 징계 중 하나”라는 것이다. 청와대에서 슬그머니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징계라면, 청와대 근무는 면책도 가능한 ‘훈장’이라는 말인가.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작은 청와대’를 강조했다. 청와대가 부처 위에 군림하면서 최상층 권력기관으로 변질되는 폐단을 없애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제왕적 대통령제하에서 권력의 무게중심은 자연스레 청와대로 쏠리게 마련이다. 임기 초는 청와대의 영향력이 가장 셀 때다. 부처들은 청와대 파견 근무자에게 절대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다. 청와대가 비서관과 행정관의 기강을 다잡아야 하는 이유다.

 

청와대가 비위 행정관을 아무런 징계 없이 소속 부처로 돌려보낸 것은 공직사회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 대가가 입증되지 않고 소액을 받으면 별 탈이 없다는 뜻인가. 7월 국무회의에서 ‘부정 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 충돌 방지법(김영란법)’을 통과시킬 때 직무 관련성이 없으면 돈을 받아도 공무원 신분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 박근혜 정부의 부패 척결 의지가 꺾였다는 비판을 받은 바도 있다.

 

박 대통령은 18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원전과 방위사업, 철도시설, 문화재 분야 등을 열거하며 “각 분야의 구조적이고 고질적인 비리들을 반드시 척결하겠다”고 강조했다. 부패 사슬을 끊으려면 청와대부터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정권마다 청와대 사람들이 부정부패에 연루되는 순간 내리막길을 내달렸다.

 

‘우리가 데리고 있었으니까 좀 봐주자’라는 인식으로는 공무원 기강을 바로 세울 수 없다.

 

 

*오락가락하다 어정쩡하게 끝난 F-X 사업<한국일보>

 

군은 어제 합동참모회의를 열어 차기전투기(F-X)로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F-35A 40대를 우선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나머지 20대는 안보환경 변화 등을 고려해 추후에 확보하기로 했다. 차기전투기가 F-35A로 낙점된 것은 작전요구성능(ROC)을 '첨단 스텔스 성능과 전자전 능력을 겸비한 전투기'로 수정한 데 따른 것이다.

 

스텔스 성능을 갖춘 5세대 전투기가 필요하다는 판단과 8조3,000억 원으로 책정된 총사업비 규모를 절충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차기전투기 사업이 오랜 논란 끝에 어정쩡한 모양으로 결론이 난 것은 애초 세웠던 사업의 원칙과 목표가 일관성을 잃고 흔들렸기 때문이다.

 

공군은 당초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스텔스 성능을 지닌 전투기를 원했다. 그러나 군 당국은 가격과 기술이전 등을 고려해 스텔스 성능을 낮추도록 주문했다. 이런 요건을 충족한 F-15SE가 단독 후보가 됐지만 4세기 전투기로는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다시 스텔스 성능을 높인 것이다.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60대의 전투기 도입이 필요하나 40대에 그치게 된 것도 원칙 없는 사업추진의 결과다. 차기전투기를 직접 운영할 공군이나 핵심 전략무기 도입 사업을 추진하는 군 당국이나 무능과 무소신의 극치라고 밖에는 달리 생각할 여지가 없다. 이렇게 6년이나 오락가락하는 바람에 귀중한 시간을 허비해 한동안 군의 전력 공백이 불가피해졌다. 공군의 노후 전투기가 2017년부터 퇴역하지만 F-35A의 실제 인도는 2018년에나 시작되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결정된 F-35A가 도입될 때까지 남은 문제도 적지 않다. 경쟁 기종이 없어 수의계약을 하게 돼 우리 정부가 불리한 조건에서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다. F-35A가 미국 공군이 계약 주체가 되는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판매돼 한국형전투기(KFX) 사업에 필요한 기술 이전을 받기도 어렵게 됐다. 사상 최대의 무기도입 사업을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한 데 대해 군 당국은 깊이 반성해야 한다.

 

이번 사례를 무기도입 사업 추진방식의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국정원 사건 수사기밀, 어디서 줄줄 새고 있나<경향신문>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기밀(機密)을 ‘외부에 드러내서는 안 될 중요한 비밀’로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권력 실세에게만 드러내야 할 중요한 비밀’로 바꿔야 할 모양이다.

 

박근혜 대통령을 사석에서 “누님”이라 부른다는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이 검찰 수사기밀을 검찰보다 먼저 브리핑하는 신기를 선보였다니 하는 말이다. 국가기강 따위야 어떻게 되든 정치적 과실만 취하면 그만이라는 저열한 행태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검찰의 수사내용이 특정 세력에 사전 유출된다면 수사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은 보장될 수 없다. 수사기밀이 어디서 어떻게 새고 있는지 규명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윤 의원은 그제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 특별수사팀의 2차 공소장 변경 내용을 상세하게 언급했다. 검찰이 1차 공소장 변경 당시 국정원 트위터 글 5만5000여건을 공소사실에 포함시켰는데, 이번에는 성명 미상의 글 2만7000여건을 제외했다는 취지였다. 서울중앙지검은 윤 의원 발언 뒤 1시간 가까이 지나서야 이 사실을 발표했다. 윤 의원은 “국정원 쪽에 확인했을 뿐 검찰 정보를 입수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다.

 

‘초범’이면 믿어보겠으나 그는 ‘재범’이다. 윤 의원은 지난달에도 국정원 트위터 글 가운데 “2233건만 직접적 증거로 제시됐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설사 그의 해명대로 국정원 쪽에서 확인했다 해도 문제는 남는다. 검찰 수사내용이 비정상적 경로로 수사대상인 국정원에 전달돼 새누리당으로 넘어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

 

정권은 그동안 갖가지 방식을 동원해 국정원 사건 수사를 방해해왔다. 청와대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과 윤석열 전 특별수사팀장을 찍어냈다. 법무부와 검찰 수뇌부는 구속영장 청구든 공소장 변경이든 사사건건 제동을 걸었다. 이제는 여당 원내대표까지 “트윗 양을 억지로 불려 발표했다”며 검찰을 노골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사내용마저 시시각각으로 여권에 흘러간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수사검사들이 의지를 갖고 최선을 다한다 해도 최종 수사결과는 왜곡될 우려가 크다.

 

지금 검찰 지휘부가 가장 두려워하는 건 국정원 사건이 특검으로 넘어가는 일일 터이다. 그렇다면 감찰조사부터 실시해 수사기밀을 흘리는 이들을 적발해야 한다. 윤석열 전 팀장을 징계로 몰고간 수준의 열의로 감찰을 한다면 외부와의 커넥션을 규명하는 일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특검이 도입된 뒤 후회해봐야 때는 이미 늦다.

 

 
입력 : 2013/11/23   정리=이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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