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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 천안의 전설>개목고개(북면 매송리)
병천 서원말에서 북면 매송리로 넘어가는 고개를 '개목고개' 또는 '구항'이라고 한다.

옛날 매우 가물었던 따뜻한 봄날, 어떤 선비가 술에 잔뜩 취해 이 고개를 넘게 되었다. 그가 어디를 가든 집에서 기르던 개가 항상 따라다녔다. 이 선비가 고개 마루턱까지 오르니 숨이 가쁘고 취기가 더욱 올라 몸이 노곤하였다. 그래서 잠깐 쉰다고 한 것이 그만 잠이 들어 정신없이 자게 되었다.

그때 마침 산불이 나 선비가 잠든 곳까지 타오르는데 술 취한 주인은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대로 두면 타 죽게 되었다. 이때 개가 도랑에 가서 몸에 물을 적시고 와서 불에 뒹굴기를 몇 번 계속하여 다행히 불이 꺼져 주인을 살렸다. 그러나 개는 불에 타죽고 말았다.

선비가 한참 자다가 서늘하여 일어나 보니 해는 서산에 걸쳤고, 이웃한 가까운 곳에는 나무와 잔디가 모두 시커멓게 타버렸다. 자기가 무사한 것이 이상하여 옆을 두루 살펴보니 개가 자기를 살리고 죽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선비는 자기의 실수를 후회하고 개를 정중히 장사 지내주고, 의롭게 죽은 개의 명복을 빌며 의구비(義狗碑)를 세워 주었다. 그 후 선비는 술을 입에 대지 않았다.

<김기창(백석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입력 : 2014/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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